[뉴스픽처] 노관규 순천시장 “통합은 찬성, 설계는 아직 낙제점”
- 재정·산업·교육·의료 설계 없이 가면 광주 블랙홀 피할 수 없어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노관규 순천시장이 통합 자체에는 찬성하면서도 ‘설계 없는 통합’에 대한 강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노 시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통합은 해야 하지만, 설계를 굉장히 잘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광주로 모든 것이 빨려 들어가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30만 거대 도시와의 통합…논리적으로 광주 집중 불가피
노 시장은 전남 22개 시·군과 130만 명이 넘는 광주광역시의 구조적 차이를 지적했다.
노 시장은 “과거 전남 내부에서는 시·군 간 이해관계 조정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단일 거대 도시와 분산된 지역의 통합”이라며 “설계에 따라 전남의 재정과 기능이 광주로 집중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재정 문제와 관련해 “20조 원 지원도 연 단위로 나누면 크지 않은 돈”이라며, “재정 배분을 조례에 맡길 것이 아니라 제도적으로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정 배분 기준 없으면 미래 세대에 폭탄
노 시장은 통합 이후 인물이 바뀌는 상황을 우려했다. “지금 통합을 주도하는 사람들은 영원히 권력을 쥐고 있지 않는다”며 “사람이 바뀐 뒤에도 지금의 약속이 유지될 수 있도록 제도화하지 않으면, 마창진·제주 사례처럼 혼란이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산업 구조에 대한 근본적 질문
노 시장은 통합 논의에서 산업 전략 부재를 가장 심각한 문제로 꼽았다. “전남 동부권은 석유화학·제철로 버텨왔지만, 시대가 바뀌었다”며 “반도체, 우주항공, 방산, 바이오 산업을 이야기하지만 구체적인 밸류체인 설계가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특히 반도체 전략에 대해 “메모리 반도체인지, 시스템 반도체인지조차 명확하지 않다”며 “분산형 산업 구조 속에서 광주와 전남이 어떤 역할을 나눌 것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의료 무너지면 답은 정해져
교육과 의료 문제에 대해서도 직설적인 우려를 드러냈다.
노 시장은 “교육은 사람이 있는 곳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며 “통합 이후 교사 배치, 의료 인력 배분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광주에 대학병원이 있다는 이유로 전남 의료 인프라를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라며 “병원 하나 짓는 데만 1조 원 이상이 드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통합 반대 아니다…제대로 설계하자는 것”
노 시장은 자신의 발언이 통합 반대로 오해되는 것을 분명히 경계했다. “통합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사고가 되지 않게 하자는 것”이라며 “전남에서 가장 큰 도시의 시장으로서 이 정도 걱정을 하고 있다면, 군 단위 지역의 불안은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방적인 설명회가 아니라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언론이 재정·산업·교육·의료 전반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집중적으로 다뤄달라”고 요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