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픽처] 허석 전 순천시장 “광주·전남 통합, 겉은 찬성 속은 셈법”
- 통합 반대 못하는 분위기…대신 요구는 더 커지고 있다
광주·전남 행정통합을 둘러싼 정치권의 물밑 기류가 복잡하게 얽히고 있는 가운데, 허석 전 순천시장이 통합 논의의 이면을 직설적으로 짚었다.
허 전 시장은 “지금 정치권에서는 통합을 공개적으로 반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라며 “겉으로는 모두 찬성처럼 보이지만, 속내는 각자 유불리를 따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대하면 이재명 정부에 반발하는 모양새
허 전 시장은 최근 광주 측 인사들이 잇따라 순천을 찾은 사실을 언급하며, 통합 논의가 이미 정치적 레일에 올라섰다고 평가했다.
허 전 시장은 “강기정 시장 측 인사와 광주 유력 정치인들의 메시지를 전달받았다”며 “지금 통합에 반대하면 이재명 국민주권정부에 반발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노골적인 반대 대신, 요구 조건을 높이는 전략이 선택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광주가 순천, 전남은 승주 되는 구조
허 전 시장은 과거 순천·승주 통합 사례를 들어 통합 이후의 구조적 소외 가능성을 경고했다. “통합 이후 승주가 어떻게 됐는지는 다들 알고 있다”며 “광주·전남 통합이 되면 광주는 순천이 되고, 전남은 승주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전남 내부에서도 동부권 소외는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전라선과 호남선의 격차만 봐도 이미 동부권은 소외돼 있다”며 “통합 이후 동부권이 더 밀릴 것이라는 불안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통합할 때 인센티브 확보 못 하면 장기적으로 손해
허 전 시장은 통합 과정에서 즉각적인 인센티브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동부청사 필요성을 가장 먼저 제기했고, 결과적으로 순천에 동부청사가 들어왔다”며 “통합은 명분이 아니라 실질적인 보상과 구조를 먼저 확보하지 않으면 손해”라고 말했다.
농림부 이전, 제2청사, 부시장·부지사 동부권 상주 등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요구라는 설명이다.
20조 한 번에 주는 게 차라리 낫다
정부가 제시한 ‘연 5조 원, 4년 지원’ 방안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허 전 시장은 “차라리 20조를 한 번에 주고 지역이 자율적으로 쓰게 하는 게 낫다”며
“중앙정부가 용처를 정해 내려보내는 방식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인공태양, 대형 미래산업 프로젝트를 예로 들며 “2060년대에나 결실을 볼 사업보다, 지금 당장 고령화된 지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별법 핵심은 ‘통제 없는 재정 자율권’
허 전 시장은 통합 특별법의 핵심으로 재정 편성의 자율성을 꼽았다. “5조 원을 주더라도 중앙정부 간섭 없이 지역이 시작과 끝을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 부분이 특별법에 제대로 담기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통합 이후 의회 구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통합 시의회는 전남이 절대다수 구조가 된다”며 “표결 구조상 한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광주시의원 증원이나 전남 축소 방안도 거론되지만, “정개특위·특별법·지방의회 구조가 얽혀 물리적으로 쉽지 않은 문제”라고 덧붙였다.
통합, 모두가 투트랙으로 간다
허 전 시장은 현재 통합 논의를 ‘투트랙 정치’로 정의했다. “통합이 될 경우와 안 될 경우를 동시에 대비하고 있다”며 “광주와 전남 정치권 모두 전력투구라기보다는 탐색전 단계”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금 통합 논의는 의지는 분명하지만, 넘어야 할 산과 건너야 할 강이 너무 많다”며 “‘돼야지 된다’는 말보다 냉정한 설계가 먼저”라고 강조했다.



